崔潤宗 의 橫說竪說

포트레이트 사랑

yun jong 2014. 7. 9. 09:51

 

 

 

사진엔 여러 분야의 장르가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분야만치 감명깊고 또한 소재가 무궁무진하진 않을 것이다.

 

가장 쉽고 우리생활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또한 한편으로 작품화함이 어렵기도 하다. 아무리 악독한 사람일지라도 천진난만하게 미소 짓는 아기의 모습을 보고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꾸밈없고 거짓되지 않으며 순수한, 때 묻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작품을 보고 어느 누구든 미소 짓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또한 눈물짓는 노모의 애절한 모습을 보고 우린같이 울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보면 누구인들 아픈 마음을 가지지 않겠나?

그래서 나는 뭇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웃길 수 있는 포트레이트를 사랑한다.

그런데 그 포트레이트가 특정한 몇몇 부도덕한 사람들 때문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진하는 사람이라면 야외 촬영시 수녀복, 승복 ,묵주, 목탁, 배랑, 안전모(산업현장용)등등의 의상과 소품을 가지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게 왜일까?

작품을 만드는 곳곳에서 이야깃거리가 되어야할 준비된 피사체가 없을시 현지에서 쉽게 작품화 하고자 연출하기 위한 준비가 아닐까?

 

사롱풍 사진에서 보는이로 하여금 시선을 유도하고자 소품을 이용한 인물을 등장시킴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수녀도 스님도 아닌 인간문화재나 전통공예가나 장인도 아닌 사람들을 소품과 의상 등등을 이용하여 포트레이트로 작품화하고 있는 모습은 실로 낭패스럽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오래전부터도 매년 개최되는 각종 공모전이나 잘 알려진 유명대전에도 그런 연출된 작품이 입상되는 현실이라 답답한 마음 금할길 없다.

 

심사위원의 소양문제 인지.....아니 그것은 사진가 본인 양심의 문제일 것이다.

가까운 애인이나 집사람, 사진 동아리회원 혹 더 발전하여 그냥 보통사람, 수염이 멋지고 허연 머리카락, 굵은 주름살의 노인을 동원 분장하여 훌륭한 앵글, 완벽한 조명, 깔끔한 배경 처리 등으로 작품화하여 대단히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그 작가는 작품을 소개할 때 내 친구, 내집사람 내이웃의 어떤 사람을 동원 연출했다고 할까?

아마 아닐 것이다. 독거노인을 보살피는 자혜스러운 수녀님의 모습, 넉넉지 못한 환경과 생활 속에 장인의 길을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 무욕의 자비로운 스님의 모습 등등으로 표현하였을 것이다.

 

그럼 그것은 거짓이 아닌가?

한낱 허위일진데 어떻게 훌륭한 작품이라고 인정받고 있는가 참으로 딱한 심정이다.

 

그분들의 진정한 모습과 내면을 사진가의 예리한 감각과 눈빛으로 집어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명 받게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사진가의 사명이 아닐까?

 

그 내면의 세계를 안다는 게 짧은 시간 갑작스레 노력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대화와 시간과 노력을 할애 하여야 그 면면을 알 것이다. 그래야만 피사체와 사진가 자신의 사상과 철학이 합심 일체되는 그 순간 "아! 이것이다"라는 탄성과 함께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진정 부탁하오니 거짓으로 상 받기위한 포트레이트를 하지 말고 마음에서 울어나 보는 이로 하여금 감명 받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 두고두고 사랑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최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