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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전_차이나타운(청관)_김보섭

yun jong 2015. 10. 5. 09:19

 

 

 

 

 

출판기념전1

차이나타운(청관)_김보섭

일시: 2015.10.01~10.10

오프닝 10.01(월) 06;30pm

이번에 보이는 사진은 인천에서 이제 차츰 사라져 가고 있는 화교들의 사진이다. 얼마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화교들 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들의 배타성 탓인지 이제 화교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천만 해도, 얼마 전까지 공화춘이라고 하는 커다란 중국 음식점이 번성했었다. 서울에서도 원정을 가 먹던 유명한 청요리집이었지만, 이제는 문을 닫은 지 오래여서, 건물만 유령의 집처럼 을씨년스럽게 웅크리고 있을 뿐 인적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사라져 가는 화교들과 그 잔존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찍어 온 것을 이번에 보이는 것이다. 방관자적 입장에서 흥미롭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친구로서, 그들의 사람됨을 사랑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참 이웃의 자리에서 그들의 쇠잔을 그러나 아무런 과장 없이 침착하게 서술하고 있다. 친한 친구의 죽음 앞에서 값싼 오열을 삼가는 그런 점잖음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사진은 밝지가 않다. 무거운 사진이 밝은 경우가 드문 것은 당연하지만, 그가 다루고 있는 주제가 가까이는 이렇게 사라져 가고 있는 화교들과 인천의 문화요, 멀리는 인천의 역사로, 역사란 언제나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외경이고 보면, 그러한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눈길이 명랑할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고 보면, 그가 추구하고 있는 숨은 주제는 인천도 화교도 아닌 것 같다. 사라져 가는 화교를 통해 우리들 삶 속에 깊숙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죽음을, 죽음의 냄새를 맡아 낸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는 정말로 사진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왜냐하면 죽음은 사진의 본질’(롤랑 바르트), 사진이란 애초에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한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