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및 소개 글

The Arena 展

yun jong 2015. 10. 7. 17:12

The Arena 展
2015년 10월 7일(수) - 10월 13일(화)

갤러리 나우

 

 

 

 

 

뿔달린 몸들.
-The Arena.

경기장은 단순한 유희의 공간으로서 의미가 큰 장소였다. 특별한 약속 없는 토요일 오후. 토요일 오후에 느끼는 나른함을 떨처버리고자 찾아간 곳이 경기장이었다. 술마시는 사람들, 담배피는 사람들, 어린아이와 온 사람들, 연인들과 온 사람들. 나도 그들처럼 멍한 의식으로 지향성 없는 감각으로 그들을 대하고 있었다.

그날의 우르짖던 몸덩어리의 커다란 울림을 기억한다. 짙은 그림자가 내리쬐는 강한 햇볕에 1톤이 넘어가는 근육들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그 울음. 경기장 밖에서의 울음이 토요일 오후의 나른함을 완전히 엎어버린 것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소들은 한가로이 풀죽을 먹으며, 여유로울 때 나지막이 울던 그런 소들이었다. 거대한 몸덩어리의 울림에서 나오는, 경기장 주위의 지평선을 나지막이 저공비행하는 그 울림은 아직도 내 귀에 생생하다. 주인에 이끌려 자유를 박탈당한 그들인 줄만 알았던 내 지각을 그 울음이 흔들어 놓은 것이다.

올해 여름날의 토요일은 유난히도 빛이 강한 날들이 많았다. 몇 차례 구름 낀 날들, 그리고 태풍이 온 날들을 제외하면, 구름이 거의 하늘을 가리지 않는 날들이 많았다. 이러한 날씨가 그들 몸의 감정을 더욱 잘 드러내 준 것 같다. 강한 햇빛아래 비충전적으로 다양하게 현출되는 모습들 중에서 큰 몸덩어리의 세계가 나와 관계하는, 혹은 내 몸이 저들에게 지향하는 방식들을 포착하고 싶었던 바램을 담은 것이 The Arena이다.

오 영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