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 노모의 마음-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우리들 삶의 현장을 찾아 카메라 한대 메고 자전거에 몸을 실고 집을 나선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 10~15km 정도의 거리를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어며 산악자전거여서 고지대의 골목도 무던히 찾아 갈 수 있다.
오늘은 (5월5일) 진주의 상봉동 지역을 돌다가 대문에 외로히 앉아 계시는 노모를 발견하고 저만치 가다 되돌아 왔다.
근처엔 경로당도 있고 그곳엔 많은 친구들도 있을텐데,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자전거를 세우고 노모와 세상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자식이 많기도 하지 모두 칠남매란다.
미국에도 살고 곳곳에서 떵떵거리며 산다고 자식자랑이 대단하다.
그런 자랑스러운 이얘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내가 대견한 모양이기도 하고....
모친! 경로당이 근처에 있을텐데 그곳에 가셔서 친구도 사귀고 하시지요.
집에 아무도 없어, 비우지를 못해. 이 집을 나혼자 지키고 있지.
그래서 대문에 앉아 오가는 사람 구경이나 하면서, 그게 낙이야...
무슨 집에 귀한물건이라도 있습니까? 문단속 잘 하시고 다녀오시면 되지요? 허허 집을 비우지 못해 자식들이 많아
수시로 전화가 오니, 내가 받지 않으면 서로들 걱정이지. 그리고 고놈들 목소리도 들어야 하고...
요즘 흔한게 휴대폰인데 그것 하나 사달라고 하지요?
우린 그런것 못쓰!
집을 비운사이 자식들의 전화라도 받지 못할까봐 나들이도 못하고 오직 정든집을 지킬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중에 눈가에 이슬이 맺힘을 숨기시는지, 아님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눈을 비비시는지...
아마도 혈육의 정이 한없이 그리우신가 보다.
몇일있지 않아 어버이날! 자식들과의 만남을 기원하면서 자리를 뜬다.
모친! 항상 건강하시고 마음편히 사십시오.
2008년 5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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