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밭일 하는 날

yun jong 2016. 11. 1. 11:29













                                                (농작물은 농부의 사랑에 비례하여 수확을 안겨준다) 

                                                     


                                                  - 밭일 하는 날-


  늘상 휴일마다 하는 일이지만 오늘은  마눌님께서 출타중이다.

떠나기전 지엄한 분부를 하달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여름동안 밥상을 풍성하게 하였든 고추와 가지나무들을 다 뽑아 장례를 치러주고,,,

2, 레드키위 나무넝쿨이 제대로 감고 올라 갈 수 있게 보조파이프를 설치하여 줄것

3, 지난 태풍에 넘어진 울타리를 완벽하게 보수하여 놓을것 등등이다.   



                                               (토실한 무우가 잘 자라고 있다)


아침식사후 8시30분에 집을 나섰다.

구 나동 철길옆 도로를 이용하면 밭으로 가는 길이 훨씬 가깝지만 도로가 좁고 차량의 왕래가 많아 자전거 타기는 무척 위험하여 번번히 천수교를 건너 신안동고수부지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며 잔차타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신안동 자전거도로엔 질주의 쾌감을 안겨주는 코스가 있는데 그 구간중 딱 2 km의 직선 코스가 있다.

천수교 자전거도로 입구에서 희망교 접속도로 교차지점까지 ,,,



                                                 (김장용 배추가 잘 자라고있다) 


오늘은 더 나이 먹기전에 나의 건강상태도 점검 할 겸 속도의 기록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2 km 를 2분에 통과하면 시속 60 km, 3 분에 통과하면 40 km, 4 분 통과면 30 km 인데 과연 어떤 기록이 나올런지 궁금하다.

짧은 시간에 과속을 올리기 위해서 고단기어에 댄싱으로 출발하였다.

아침기온이 제법 쌀살해 찬기운이 얼굴에 엄습해 오지만 좋은 기록을 얻기위한 발버둥은 가쁜 호흡을 코만으론 부족하여 입까지 크게 벌리고 찬 공기를 그대로 들이키니 목속까지 쓰려온다. 

종점에 도달한 그 순간 시선은 팔목시계로 향한다.

얼마나 달렸는지, 눈동자도 제자리를 잡지못한 상태에서, 흐릿하게 3분 10초! 아깝다.

10초를 초과한 평균시속 40 km의 기록을 확인하고 거친숨을 몰아쉬었다.

다리 또한 후들후들 떨리고,,,  

시속 60 km 도전은 비록 실패하였지만 그래도 이나이에 3분도 어디냐며 자위를 하였다.

고속질주의 후유증으로 안정되지못한 호흡을 가까스로 가다듬으며 밭으로 향한 페달질에 힘을 가한다.



                                  (잘 익었든 무화과를 선물하고 뒤 늦게 또 열매를,,,)    


혼자만의 밭일은 왠지 쓸쓸하지만 준엄한 마눌님의 지시사항을 이행하기 위하여 손과 허리를 부지런하게 놀렸다.

아침 9시30분부터 시작한 밭일은 오후2시30분에 마쳤는데, 꼬박 5시간의 중노동이였다.

가지고 간 막걸리 한병과 약간의 간식으로 허기를 달렌다.

시원하게 넘어가는 막걸리 맛은 세상 그 어떤 맛 난 것과도 비교할 수 가 없어, 캬 ~ 아 바로 이 맛이야!

빈 속에 들이킨 막걸리는 포만감과 함께 단전에서 부터 따스한 온기가 얼굴로 전해져 오며,  옛농부들이 즐긴 노동후의 농주! 그 참맛과 운치에 나도 잠시 젖어본다.

오늘의 수고한 보답은 밥상을 풍족하게 해주는 무공해 찬거리와 마눌님의 칭찬을 생각하며 잔차에 몸을 싣고 열심히 페달질하며 집으로 향한다.

오늘도 건강과 즐거움이 함께 하는 하루였다.

2016년 10월30일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봉산 MTB코스 소개  (0) 2017.02.18
愛馬를 떠나보내며  (0) 2017.01.25
새해! 기쁨과 행복이 가득 하시길  (0) 2016.12.26
다복한 추석 되시길  (0) 2016.09.13
나의 일상  (0) 201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