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愛馬를 떠나보내며

yun jong 2017. 1. 25. 14:57



                                          - 2017년 정유년 새해 아침 진양호를 촬영하면서...-



愛馬를 떠나보내며

2001년 봄, 붉은 정열의 색과 날렵한 디자인으로 나를 맞게 된 愛馬...

긴 시간 동안 나와 함께하며 희로애락을 같이 하였다.

 

아주 오래전 설 명절 뒷날에 선배와 나눈 술기운을 무시하고 하필 사 안전모도 쓰지 않고 잔차를 타다가 큰길가에 세워둔 트레일러에서 삐쳐 나온 금속파이프에 눈썹부위를 강타당하고 그 자리에서 졸도를 당하는 사고를...

깨어난 시간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늦은 밤 이었다.

흔히 말하는 저승문턱에서 다시 돌아왔다고 하여야 할까?

 

사고 이후엔 나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죽음은 예고 없이 불시에 찾아오며 결코 건강만하면 죽음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즐기는 삶은 경제적 여유를 얻고 나서, 그건 지나간 버스보고 손드는 격이다.

살아있는 오직 지금, 항상 웃고 즐기며 화내지 말고 짜증스럽게 살지 말아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그나마 다행스레 상처부위는 다시 눈썹이 자라 옛 깊은 아픔을 잊게 하여 주었다.

 

이런 생명의 문턱을 오고가는 사연도 있지만 진주시 곳곳의 골목과 시장을 같이 누비며 기록사진의 진면모를 경험케도 해 주었든 선물을 ...

진주에서 지리산 깊은 골짜기까지의 긴 시간을 나와 함께하며 고통을 같이 나누었든 추억들...

각종 행사장 가는 길에 늘 동행하며 건강과 잔차타는 즐거움을 나눈 추억!

새벽마다 배드민턴장으로 동행하며 배드민턴의 묘미에 흠뻑 빠지게 해준 그 고마움...

주말마다 20여킬로 떨어진 텃밭으로 안내하여 농작물을 가꾸며 얻는 생명의 신비로움과 노동의 고통과 함께 얻는 수확의 즐거움, 그 중에도 가장 큰 선물은 육십 중반을 넘은 나이에도

지침 없는 사진창작활동의 근원인 건강을 선물 받은 게 가장 크다.

 

이제 그간의 고마움을 칭송하며 이별의 정을 나누 고 져 한다.

나름의 금전적 투자로 더 오랫동안 같이 하려는 노력은 했지만 노후한 육신은 더욱 지치고 안쓰러워...

생명이 끝나는 고철상 행이 아닌 더욱 애지중지 소장하겠다는 친우가 있어 석별의 정을 나눈다.

 

이제 그 후임으로 태평양 건너 코 큰 나라 회사가 만든 잔차를 구입하였다.

지난 愛馬26인치 아담싸이즈 인데 이번엔 덩치가 남자다운 27.5인치 큰놈을 데려왔다.

남은여생은 이 큰놈과 함께 하며 사진창작에 전념할 것이다.

2017125일        



                                        - 정유년새해 첫 날 남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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