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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 미치도록 찍고싶다

yun jong 2017. 3. 2. 11:11


 


 

  

   

 

∎ 전 시 제 목 : 표범 미치도록 찍고싶다.              

∎ 전 시 작 가 : 최기순                                     

∎ 전 시 일 정 : 2017년 3월 2일(목) ~ 3월 15일(수)

∎ 전 시 장 소 : 반도갤러리 - 반도카메라 2층        






 







표 범


한국표범은 특히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의 명목으로 수없이 목숨을 잃었는데 16년간 사살된 공식 포획 수만 약1천 마리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들의 생존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1962년 경상남도  합천 오도산에서 생포된 수표범이 마지막이다. 이 표범은 당시 창경원으로 이송된 후 다시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으나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곧 이 땅에서의 고단한 생을 마감한다.
만약 마지막 한국표범이 동물원으로 가지 않고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서 보존지역을 선포하고 보호 되었다면 한반도 남한에서   표범은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한국표범의 흔적은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한국표범은 현재 러시아 연해주 변방 하산지역에 60마리미만이 근친교배로 생명을 이어간다. 러시아 정부는 4년 전, 표범 서식지를 표범의 땅으로 명령하고 표범의 개체수를 100마리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표범 발자국의 흔적과 생태계를 체험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운명에 놓인 한국표범의 현실을 이해하고 다시 백두대간에서 표범의 흔적을 만나길 기대해본다.



미치도록 표범을 찍고 싶다!


나는 시베리아의 대자연 속으로 들어간 자연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카메라를 통해 자연을 만난다. 뷰파인더 너머에 있는 야생의 세상을 담는 일은 자연을 껴안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그리하여 눈 덮인 시베리아의 숲 속에서 시베리아호랑이와 아무르표범, 그리고 야생의 반달 가슴 곰과 교감하던 나 역시 어느새 자연속의 한 부분이 되어 있다. 야생과의 조우에서 삶의 가치를 건져내는 일은 나에게 가장 행복 일이다.


지난 <시베리아 야생 호랑이> 촬영 이후 시베리아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줄곧 시베리아에서 야생동물과 씨름중이다.
호랑이를 찍고 있을 때가 EBS에 재직 중일 즈음이었다.  막상 가서 보고 촬영을 하면서 연해주와 시베리아에는 한반도에서 서식 했던 많은 야생동물들이 건강하게 서식하며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곳에 내 인생을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접근할 수 없으면서도 생태계가 그대로 존재하는 손색없는 환경에 대한  매력이 끌렸다


자연다큐멘터리 작업에서 야생동물 중 아무르표범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고도의 테크닉과 치밀한 기획력을 요구하는 힘겨운 작업이다. 동물은 결코 카메라를 위해 자신을 선선히 드러내지 않으며, 더구나 한 번 타이밍을 놓치면 1년이라는 세월을 고스란히 허송으로 보내는 것이 다반사인 까닭이다. 
멸종 직전의 야생동물들을 기록하는 일은 힘들지만 의미가 큰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우리나라의 다큐멘터리 분야가 척박하다고 해도, 제작하는 사람들이 찍기 쉽거나 한정된 예산을 들여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닐까.... 어렵더라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도전해야한다.


기다림과 교감의 미학


처음 3개월간은 아무르표범에 대해 연구하고 예산을 세우고 러시아 자연 보호구에 기획안을 논의하고 계약서를 쓰고 나면  현지 연구진들을 만나는 일로 보낸다. 다음 2개월 정도는 현장에서 어떻게 찍을지 고민하고 캠프를 만들고 장비를 세팅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그 뒤부터는 보이지 않는 싸움이다. 표범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심지어는 3개월까지 기다린 적이 있는데, 결국 표범을 만났을 때의 희열은 표현할 수가 없다. 또 한 번 교감을 하게 되면 한동안은 찍고 싶을 때 언제든 찍을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슬픈 운명에 놓인 표범 가족


지난겨울에는 나무 위에서 촬영했지만 이번 겨울에는 땅속에서 바위틈에서 표범과 같은 시각에서 표범을 촬영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주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만 한다. 나는 표범이 다닐만한 곳에 4개의 땅굴을 파놓고 표범이 나타날 때마다 이동 할 수 있는 특수 텐트를 만들어 그 속에 앉아서 촬영 할 수 있게 했다.
나는 제1땅속에서 표범을 기다린다. 
한 시간, 하루, 한달 ......  
밤에는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
작은 소리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에 불이 들어왔다.
표범이었다.
카메라소리의 작은 소리에 놀래 금방 달아났다.
서너 시간 뒤 다시 나타났다. 뷰파인더 속에 표범이 조심스럽게 내게로 다가온다. 
수표범이었다. 
수표범은  내 행동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했다.  
수표범은 암 표범에 비해 덩치가 크며 암 표범에 비해 나이는 어리다 수표범은 3년 생 정도이며 암 표범의 아들이며 현재는 어미와 결혼해서 새끼를 낳았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새끼표범이 자식이기도 하다.
이렇게 이곳에서는 근친교배가 일어나고 있으며  건강하게 보이지만 어느 한순간 지구상에서 살아질 운명에 놓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슬퍼진다.
그러나 우리들이 조금 만 관심을 갖는 다면 이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수표범은 어느새 땅굴 속에서 잠복하는 입구 2미터 앞 가까이 다가 와서 나를 위협 하며 소리를 낸다. 
나는 화약 탄을 집었다. 
더 이상 움직이면 터트릴 생각이다.
사고는 순간에 일어난다...... 
내가 표범의 영역치안에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일까?  
표범은 계속 주변을 돌며 소리를 내며 계곡 깊숙이 사라져 갔다.


러시아 정보국에 잡혀가다.


아무르표범은 북한, 중국 국경을 넘어 다니며 생활하는 곳이 있는데 나는 그곳에 굴을 파서 표범의 행동 영역치를 기록 하고 싶어 욕심을 냈다.
일주일이나 넘게 작업을 해서  작업이 다 마무리가 되어갈 무렵 문제가 발생을 했다.
땅을 관리하는 관리인말만 믿고 촬영준비를 했다. 국경근처라도 개인 땅이라서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정보국에서 이곳에 와보고는 나를 스파이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정보국에 잡혀갔다. 독방에 가둔 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취조가 시작 되었다. 표범을 촬영하려면 스파이처럼 땅속에서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표범을 촬영 할 수 있다고 했더니 담당자는 어이가 없는 표정이다.
이틀을 조사 받고 벌금 내고 각서 쓰고 각서내용은 핫산지역에 들어오면 정보국에 신고하고 나갈 때 움직일 때마다 보고하는 내용이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영원히 러시아 땅에서 추방을 시키겠다고 한다.
촬영이 더욱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
더 이상 국경근처의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다.


자연다큐 프리랜서 감독들은 일에 대한 어려운 고통 보다는 프로그램을 제작  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더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올 겨울 새끼표범이었던 희망 이를 찾아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최 기 순



자연다큐 프로듀서/ 야생동물사진작가
choiks63@naver.com  010-5279-1313



약력
1994 ㈜ 제일기획
1996 삼성영상사업단
1997 EBS교육방송 
2017 최기순의 까르돈 운영 (힐링 치료 센터운영)


대표작
1997년 남극을가다. MBC
1998년 시베리아 조선곡 호랑이 EBS
2002년 한국표범 하산계곡의 포효 MBC
2005년 미샤마샤 MBC
2009년 아무르(특집) 타이가의 혼 KBS
2013년 한국표범의 마지막포효 KBS
2016년 호랑의 땅 (창사특집) EBS


전시
세계오지의 아이들 – 삼성갤러리
남극일기 - 삼성
시베리아 야생동물 보광휘닉스 – 파크
한반도에서 사라져가는 야생동물 – 문화일보
불곰의 땅 캄차카 – 워커힐 호텔
미샤 마샤 - 워커힐 호텔


수상 및 저서 
1998년 한국방송촬영대상 – 시베리아 야생호랑이
1998년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1998년 백상예술 작품상 
시베리아 야생동물의 비밀 – 예림당
미샤마샤 - 비룡소
캄차카의 제왕 불곰 – 들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