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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종수 40주년 회고전 [토지]展

yun jong 2017. 2. 9. 16:32





사진가 김종수 40주년 회고전 [토지]展
2017년 2월 8일(수) - 2월 14일(화)

갤러리 나우



1970년 이래 김종수는 그런 농촌의 잃어버린, 또는 버려진 토지의 모습을 수십 년째 기록해오고 있다. 우리에게 토지는 무엇이며 농촌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그런 질문을 통해서 대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리라.
한 집에 식구가 칠팔 명씩 되는 것은 옛날 농촌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어른들은 이른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논밭에서 일했고 아이들도 밭일을 도왔다. 밤이 되면 완전히 지친 가족들은 좁은 방안에서 한 이불에 발을 집어넣고 쓰러지듯 잠을 잤다, 수백, 수천 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더없이 궁핍한 삶이었고 더 나은 삶을 원했지만, 그럼에도 가족의 체취에 싸여서 살아가던 그 시절이 나름대로 행복했다고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지금의 현실에 대한 박탈감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미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과거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이라는 단어에서 아련한 향수 같은 감정을 일으키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김종수의 사진에 떠도는 일종의 상실감 같은 것은 되돌릴 수 없는 그런 과거에 대한 감상과 무상(無常)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체념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리얼리즘의 문제와 포토에세이라고 하는 표현형식

김종수의 『토지』를 읽기 위해서는 당시의 한국사진의 상황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50년대 중후반, 6•25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활동했던 몇 개의 사진가 그룹이 통폐합되어 예총 산하단체인 사협으로 편입된다.
그리고 이후 오랜 기간 한국사진의 중요한 장면의 한 축은 그 사협과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콘테스트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1960년대 중반에는 국전에 사진부문이 신설되고 대학에 사진전공 학과가 창설됨으로써, 사진이 학문과 예술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들의 ‘예술’과 ‘학문’의 수준을 가름하는 기준은 여전히 아름답거나 신기하고 감동적인 소재와 직인적인 기술에 맞춰져 있었다.
그런 아마추어리즘적인 사진과 다른 하나의 축을 이룬 것은 이른바 ‘생활주의 리얼리즘’을 표방한 일군의 사진가 그룹의 움직임이었다. 리얼리즘이란 원래 현실을 이상화하거나 미화하려 하지 않고 스트레이트하게 그려내는 일에 가치를 두는 표현을 말하는 것으로, 미술이나 문학에서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서술하거나 재현하려고 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지만, 사진에서는 일반적으로 회화주의사진이나 살롱사진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패전의 혼란기에 놓인 1950년대 초의 일본에서 ‘리얼리즘사진’이라고 하는 사진운동이 전개되었는데, 그것은 ‘카메라와 모티프의 직결’과 ‘절대 비연출의 절대스냅’ 등을 방법론으로 전후의 생활상을 기록한 스냅샷으로 정형화되어 갔다. ‘거지사진’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던 그들의 방법론은 전후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함께, 예술 지상주의적인 사진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필연적으로 나온 태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김승곤 사진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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