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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끈_이동규 개인전

yun jong 2014. 12. 26. 17:08

 

 

 

 

 

 

 

인연의 끈 - 이동규 개인전

2015년 1월2일 ~ 1월7일

갤러리 나우

 

 

우리는 누구나 아름다운 인연을 꿈꿉니다. 
한 번 맺어진 인연은 쉽게 끊어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슬이 땅에 떨어져 부서져 버린다 해도, 그 구슬을 꿴 실은 남아 있듯이 한 번 맺어진 인연의 끈은 그 모양새에 따라 우리의 삶에 여러 가지 흔적을 남겨놓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흔히 광활한 대자연의 장대하고 장엄한 이미지에 감동을 받지만, 때로는 아주 작은 피사체의 형상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합니다.  일상적으로 스쳐지나가는 것들에서 감춰진 디테일은 나에게는 커다란 경이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지를 스치는 바람에도 아주 가느다란 끈에 매달려 몸부림치는 들꽃의 인연들에 대해 시각적인 무게를 실어주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또 다른 일면을 살펴보는 묘미 그 자체로의 사진작업은 색다른 즐거움이기도 하였고, 새롭게 보여 지는 이미지 구성과 추상적인 모습에서 엘리스의 「작은 동화의 세계」를 보았습니다.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경이로운 요소들이 융합되어 있는 곳이 자연임을 깨닫게 되었고, 삼라만상 안에 존재하는 인연의 끈, 자연 수풀 속에서 발견하는 인연의 끈은 우리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감히 우리의 힘으로 끊어버릴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노트 중에서...)

유병용교수(호남대, 디지털사진연구소 사티 대표)는 사진은 어차피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의 재현이다. 실체가 없는 것을 찍을 수는 없다. 있는 그대로(眞)를 그려낼(寫)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진의 속성이자 한계다. 그러나 사진가 이동규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표현’한다. 즉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훌륭한 사진가는 눈에 보이는 것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고 표현한다. 사진을 통해 꿈, 욕망 등 정신세계를 표현했던 ‘듀안 마이클’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동규 또한 자연의 미세한 부분들을 통해 ‘인연’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통상 인연(因緣)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말한다. 특히 불교에서는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인 원인인 연(緣)을 아울러 인연이라고 말한다. 그는 남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하찮게 여겨지는 작은 것들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인연이라는 큰 뜻을 되새겨 보도록 한다. 다른 꽃대에 살포시 붙어있는 민들레 홀씨를 보면 참 다정한 인연이 느껴지고 새순 줄기가 서로 엉켜있는 모습은 우리가 처음 만나 악수를 건네는 모습이다. 가느다란 거미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사철나무 씨앗에서 참으로 위태로운 인연을 본다. 그의 따뜻한 감성이 물씬 배어 있다. 결코 만만치 않았을 작업들이다.
‘세네카’는 우연히 얻어진 것은 결코 예술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감성도 열정과 기술적 능력이 없으면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사진에서 시간의 선택은 곧 빛의 선택이다. 그의 사진 대부분은 흔히 말하는 Magic Hour에서 얻어진 것들이다.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테크닉 구사에서도 완벽함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흔히 카메라 렌즈를 사람의 눈에 견준다. 그러나 사람의 눈과 확연히 다른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접사(micro)와 피사계심도(depth of field) 기능을 기막히게 활용하여 보여준다. 대자연의 미세한 부분을 렌즈의 특성을 살려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자연의 한 부분들이 참으로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