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및 소개 글

양문선 [직조]展

yun jong 2019. 4. 11. 15:21

양문선 [직조]展
2019년 04월 10일(수) - 04월 16일(화)

갤러리 나우

 

 

 

 

우연히 장롱에 묻어두었던 사진 앨범을 펼쳐 보았다.
아이들의 졸업앨범도 뒤적거리며 바라보았다.
그 속의 사진 한장한장마다 옛 추억 덩어리가 묻어나며 나를 반긴다.

나는 때 묻은 옛사진 외에도 평범하고 단순한 사진이 때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사진 속의 피사체가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형태로 느껴지고 또 다가서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서 나의 존재성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 가를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나는 ‘앎’과 롤랑 바르트가 말한 “사진은 죽음이다”를, 나의 관점에서 해석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봐왔고 누구나 흔히 접한 사진이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하나의 사진이 서로 다른 추억의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바르트가 말한 ‘메멘토 모리’ 즉 사진의 숙명인 존재증명이자 동시에 부재의 증명을 말하고 싶었다.

전시된 사진을 통해서, 학창시절 보고픈 친구들, 그리운 부모님, 가난으로 고생했던 일들, 아이들이 자라온 그때 그 시절 이야기 등 혼자만이 간직하고픈 추억을 전시된 사진을 통해, 각자가 서로 다른 추억의 이야기로 치환되길 바란다.

사람의 존재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면으로 보일 수 있다. 나의 존재도 결코 한 장의 사진이 하나의 단면으로만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여러 사람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을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다양한 면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책들마다 가진 해석의 다양성을 나의 사진에 결합해 보기로 하였다. 즉 각 책이 가지는 스스로의 주체성과 그 책을 바라보는 관객의 해석을 나의 사진과 연관시켜 상상력을 확장시켜보려는 것이다.

책과 이미지를 통해서 잊혀진 기억과 추억을 새롭게 기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또한, 책과 사진을 통해 나를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이, 한 장의 사진 앞에서 서로가 다른 이야깃거리가 있음을 알게 하고 싶은 의도도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나의 사진이 책과 어우러져 관객들에게는
어떻게 읽히고 있는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소통되는지를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