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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고수선, 신선형, 이수영 4인展 [ 프라하 가든 ]展

yun jong 2015. 7. 8. 08:58

김현경, 고수선, 신선형, 이수영 4인展 [ 프라하 가든 ]展
2015년 7월 8일(수) - 7월 14일(화)

갤러리 나우

 

 

 

 

 

 

Kim hyun / 김현경

[ 작가노트 ]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오직 꿈을 꿀 뿐입니다. 잠 없는 꿈을
-프란츠 카프카 –

늘 마음에 담고 있는 문구다.
꿈은 잠을 통해 호출된 나의 모습이지만 잠 못 이룬 현실 속에서도 꿈과 대면하려 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홀로 깨어있는 시간은 외롭지만 그 고립 속 꿈의 깨달음은 더욱 크다.
나의 욕망, 불안, 소망과 판타지.
모두 꿈을 통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나와 소통하기를 바란다.
사진의 모습이 그러하다.
무의식 속 꿈이 그러하듯 내 안의 무언가가 불러낸 환영이 현실과 직면해 나의 비밀을 드러내고, 스스로 응시하게 하고, 직면해 이야기 나누고, 타인과 나누기에 부끄러운 면도 조심하게 때론 과격하게 소통하게 한다.

때문에 프라하 여행은 행운이었다.
늘 충만한 꿈을 가지길 소망했지만 그렇지 못한 채 일상의 생활 속에서 졸고만 있던 나에게 카프카의 혼수 속 감정 일면을 알알이 마음에 새겨준 여정이었다.
불확실하고 몽롱하게 동경했던 과거의 프라하가 꿈으로서만이 아니라 잠 못 드는 나의 현실로 스며들어왔다,
눈 부신 햇살과 빛을 가늠 못하는 푸르고 누런 저 밤 한 가운데 골목길 어둠, 창 안 밖과, 하늘과 수면 아래에서 배회하면서, 이 무의식의 꿈들이 나를 현실로 매몰차게 몰아넣는 느낌이 좋았다.
이것이 나를 되찾는 현실인지, 실제 잠을 못 자고 카메라를 짊어진 나를 몽중으로 이끄는 도피인지 알아채지 못 하게 하는 혼돈이 나를 좀 더 날 세워 바라보게 해 주었다.
나의 현재 모습을 바라보고, 이 몽중의 꿈을 어찌 더 창조적인 몸짓으로 날아가야 할 지 그 충동질을 경험해준 이 감각의 여행을 나는 꿈 속에 가둬야 할 지 현실로 열어둬야 할 지 고민해야겠다.

Koh soo-sun / 고수선

[ 작가노트 ]


내가 사진을 하는 이유는 하나다.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거창할 것도 심오할 것도 없다.
어느 순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더 마음을 쏟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잖아...하고 묻어두기에는 무언가 두려웠다.
나 자신이 증발해 버리기 전에 어떤 것이든 해야 했다.
사진을 함으로 해서 온전히 나를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하다.
사진을 찍는 날이든, 안 찍는 날이든, 사진강의가 있는 날이든 없는 날이든 언제부턴가 매일 사진을 생각한다.

이번 프라하 사진여행도 감사하게도 좋은 분들과 함께 하였다.
함께하였지만 혼자일 수 있었고 혼자였지만 함께 할 수 있었다.
혼자 새벽을 거닐었던 시간이 가장 깊이 남는다.
약속된 시간 이였지만 그 전날 무리한 일정으로 모두 잠들었을 때였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이야기가 있고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그런 비밀스런 이야기가 골목골목에 숨어있는 듯 했다.
말로 할 수 없는 것, 말해질 수 없는 것
나에게 사진은 그런 것...

Shin sun-hyung / 신선형

[작가 노트]

프라하는 대부분 그럴 테지만, 늘 동경의 도시였다.
유럽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도시! 예기치 않았던 제안을,기쁜 맘으로 수락하고 날짜를 기다리고,기다렸다. 늘 인생은 예기치 않는 일들의 연속인지... 건강상의 문제로 여행을 취소해야 할 위기가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의지로 여행에 동참했다.
일행들에게 내색은 못했지만 역시 체력적으로는 너무 힘들었었고, 지금까지의 여행과는 다른 감정들로 프라하를 보 된 듯하다.

프라하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고색창연한 도시였다.
그렇지만 역시 가질 수 없었다. 사진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떠났지만, 욕심을 버려야 했다.아는 만큼 보이고,보이는 만큼 찍는다 했던가... 난 역시 아는 게 없었기에 보이는 것도 없었다. 아니 겉으로 보이는 것만 찍어댔다. 느끼지만 공부하고, 찍어야 하는데...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어질 뿐이다. 그렇지만 늘 조금씩이라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여기 있는 사진들은 순간 뭔지 모를 끌림이 있을 때 찍은 사진들이다. 낯선 곳, 낯선 사람들...그렇지만 동질감이 느껴지는...내가 사는 어떤 도시에서도 일어 날 만한 일들,사람들...
머물고 싶었지만, 머물 수 없었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분명 쉽게 돌아갈 수 없는...
그러기에 문득 더 그리워지는...

이젠 프라하 하면 프라하만 생각 나는 게 아니다. 같이 했던 사람들...
같이 먹고, 길을 잃어 찾아 헤매던 친구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들과의 사진들을 다시 보고 있다.

Lee soo-young / 이수영

[ 작가노트 ]


2015년 3월 프라하...
나는 마치 초대받은 방문객이 된듯.....
낯선 공간에서 나의 시선으로 프라하를 바라본다.

낯선 방문객이 되어 일주일을 거닌 그 거리에서 나는 프라하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나를 매일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게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프라하와 마주한 시간들은
내가 나 자신을 마주한 시간들로 하나하나 채워가게 되었다...

이제는 아련한 그리움이 되어버린 그곳을 그 시간을 다시 기억해본다.......
나 자신을 대면한 낯설었던 그 시간들은 어느덧 나를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