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노트 ] ¬ 시공간의 중첩을 통한 삶의 원근감
삶의 어떤 순간, 선조들의 옛 사진을 문득 바라보며 우리들은 무엇을 꿈꾸고 염원했을까.
한 세대가 모여 점이 형성되고 또 다음 세대와 중첩되어 면이 형성되고 이것들이 현 세대와 함께 퇴적 화 되어 세대 간의 조우를 통한 멀티적인 삶의 원근감을 시각화 하여 보여 주고자 한다. 즉 삶의 원근감 그것은 사랑으로 가득 찬 비가시적인 모든 세대의 가시적인 공간이다.
가족의 앨범 속 옛 사진들에는 단순히 외형적인 그 시절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 안에는 수 많은 사랑과 추억이 깃든 이야기가 존재함을 느꼈고 그 이야기를 품은 옛 사진들은 다양한 형태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 특히 본인에게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엄마, 그리고 가족의 마음이 알알이 베어 있음을 알기에 깊은 내면으로 빠져들어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울 만큼의 사진을 확대 인화 하여 배경으로 삼고 그 안에 녹아들 듯 자연스럽게 동일 시공간의 존재로 흡수되어 중첩되고 퇴적 화된 가족모습을 계속 활용중인 다중으로 촬영하여 카메라에 담았다.
엄마의 엄마, 엄마 그리고 딸들과 손주들, 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아 정성 어린 마음으로 베틀의 씨실과 날실로 삼아 서로 엮어 가족의 끈끈함으로 이어지는 사랑을 자전적인 표현을 아날로그적인 다중의 개념으로 세대를 엮는 인물이 출현되었다.
작품의 배경이 된 밤섬은 지금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조차도 없는 밤섬이지만 현대화로 인해 잃어버린 가족에 대한 가치의 소중함을 환기하고, 당시 사람이 살았던 밤섬 풍경을 떠올리며 같은 화각의 여름 숲과 앙상한 겨울을 엮는 방법을 다중의 한 표현으로 시도하였다.
김미현
[ 평론 글 ] ¬ 글/배택수 (설치사진가, 시각예술평론가, 미국 Stanton Univ (Fine Arts) 객원교수)
사진가 김미현의 전시 소재는 바다풍경을 소재로 한 “Seascapes”와 도시 풍경을 소재로 한 “Urbanscape”등 2회에 걸친 Landscape 작품전시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작가의 깊은 고뇌를 걸쳐 “시공간의 중첩을 통한 ‘삶의 원근감’”이라는 주제로, 자신과 가족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로, 표현 기법도 사실적인 사진이 아닌 회화적 구성을 사용하여 현실과 가상의 시공간 경계를 해체시킨 초현실적인 표현 방식의 세 번째 작품을 발표한다.
김미현 작가가 이번 작품의 파격적인 소재나 기법에 대한 제작방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가족 중에서도 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머니의 빛 바랜 톤의 실존사진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죽음과 함께 했던 옛 기억을 되살리고, 현존하는 다음 세대의 삶과 작가 자신의 의식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사진은 현재의 시간을 기록하는 저장 매체로서 촬영되는 지금 이 순간을 제외하곤 과거인 동시에 현존하지 않은 부재다. 사진에 촬영되는 모든 것은 존재의 증명이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재의 증명이 되고, 사진 촬영된 순간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존재(지금 여기에 있음) / 부재(지금 여기에 없음)의 증명이 더 강해진다. 우리가 인물(가족)사진을 촬영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사진을 통해서 다가올 미래에 자신이나 후손이 과거가 된 그 시대의 현재를 기억하려는 것으로, 오래된 선조의 사진을 보면 현재에선 들여다 볼 수 없는 많은 세월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족 album속에 과거의 것으로만 치부되었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사진과 현재에 존재하는 딸과 손녀를 한 공간에 결합시킨 환영적인 사진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 흔히 사용하는 Digital에 의한 합성 방법의 한 Genre인 Documentary Fiction이나 Narrative Phantasm이 아니다. 그녀는 두 장의 사진을 1cm 넓이로 잘라 씨실과 날실로 베를 짜듯 한 가닥 한 가닥 엮어 절묘하고, 철저하게 Analogue적 수작업으로 제작하여 마치 한 장의 사진같이 조화를 이루게 하여 과거에 존재했던 선조들에게 다시 한번 생명을 부여하여 “가족이라는 공생”(Symbiosis)으로 이어지게 하는 깊고 풍부한 Message를 전한다.
이 작품을 접하는 관람자도 과거 선조와 현재의 내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유기적인 공생관계인 가족으로서의 ‘나’란 관점에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김미현 작가도 다음 작품을 발표 할 때 이 작품의 장점인 “시공간 경계를 해체”시킨 표현 방식을 잘 살리고 부각시킨다면 이번 전시 작품보다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성공적인 전시를 기원하며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 평론 글 ] 사진전문프리렌서 신원중
문화의 융합성 신표현주의 예고 2개의 개념이 한 공간에 존재 과거와 현재가 독자의 시선에서는 2개의 과거로 사진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예술적 표현 가능
김미현의 한 공간에는 2개의 개념이 존재한다. 가족의 이야기를 2개의 시간으로 표현 하고 있다. 과거의 나 앞서 선 현재의 나 그러나 독자의 시선에는 2개의 과거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 현대사진은 보여지는 사실을 넘어서 시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어느 예술도 시간의 파괴를 다룰 수는 없었다. 그러나 사진은 순간의 포착을 통해 획득한 이미지는 이미 과거의 모습이다. 시간을 파괴 할 수 있는 예술은 사진이 유일하다. 순간의 포착을 통해 얻어진 이미지는 사실주의의 극단적인 표현을 추구 한다. 김미현은 다중노출을 통해 이미지를 희석 하므로서 추상성을 추구했다. 사실주의의 추상성 추구 이것이 현대사진이 추구 하는 추상적 사실주의의 완성을 실현 시킬 수 있었다. 기술의 융합은 현대사회의 주된 화두로 등장 하고 있다. 이는 문화의 융합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미 예술분야에서도 개념화가들이 붓을 버리고 카메라를 들게 되었으며, 조각가들이 망치를 버리고 사진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게 되고 행위 예술을 기록 하므로써 장르를 넘나드는 경향이 요 몇 년 사이 두드러져왔다. 이번에 발표한 김미현의 작품에는 공예의 범주를 넘나들면서 사진을 소재로 한 공예품을 사진으로 재구성 하므로 써 신표현주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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