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채비 떠날 채비 이른 아침에 머금은 이슬 한더위 식혀주어 입김같은 바람도 두렵지 않았고 억수 같은 장마 비도 무던히 견뎌 것 만 아! 하지만 가는 계절 멈추지 않네 곱디 고왔든 얼굴은 시들어 가고 그마져 지쳐서 물속에 고개 떨구고 또르르 물방울 굴리든 내 넙디 넓은 잎도 스며드는 차가움에 오그라 드네 아! 이제는 미련 접고 떠날 채비를 아지랑이 피어나는 또 그날이 오면 지난 아픔일랑 모두 잊고 곱디고운 내 모습 찾아 나서리 떠날 채비 (web 사진전) 202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