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채비 (web 사진전)

떠날 채비

yun jong 2020. 11. 14. 10:42

떠날 채비

 

이른 아침에

머금은 이슬

한더위 식혀주어

입김같은 바람도

두렵지 않았고

 

억수 같은 장마 비도

무던히 견뎌 것 만

 

아! 하지만 가는 계절

멈추지 않네

 

곱디 고왔든 얼굴은

시들어 가고

그마져 지쳐서

물속에

고개 떨구고

 

또르르

물방울 굴리든

내 넙디 넓은 잎도

스며드는 차가움에

오그라 드네

 

아! 이제는

미련 접고

떠날 채비를

 

아지랑이 피어나는

또 그날이 오면

지난 아픔일랑

모두 잊고

곱디고운 내 모습

찾아 나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