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및 소개 글

비 움

yun jong 2017. 10. 23. 08:47





  

∎ 전 시 제 목 : 비 움                                      

                

∎ 전 시 작 가 : 김상균, 김은영, 이경애, 이미리     

                                    이복희, 이재익, 이혜자, 임성호                       

           

   ∎ 전 시 일 정 : 2017년 10월 26일(목) ~ 11월 1일(수)


∎ 전 시 장 소 : 반도갤러리 - 반도카메라 2층        



손인 것을 모 든 것을 비우고 가는 삶인 것을~~~

왜들 그리 아웅다웅하며 살까?--- 잘나고 못남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그러나 중생들은 지적을 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를 거부한다

왔으면 한판 멋지게 살다 가기를 빌며--- ---어느 조그만 방에서---




 



비움 전시를 열며

전시는 지금 현재의 나를 있는 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전시의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 이였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이야기하며 속에 있는 자신만의 말들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감정을 이입하는 과정으로 이 전시는 준비 되었습니다.사진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같이 보여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많은 경험과 고민으로 그렇게 되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신 회원 여러분 수고 하셨습니다.

“사진 집단 비움“은 매년 전시 마다 다른 분야의 작가를 초대 합니다. 이 전시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Mr. 로이 버클리를 초대 했습니다. 참여해 주신 Mr. 로이 버클리 선생께 감사 드립니다. 내년 전시의 주제는 “休” 입니다. 내년에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길 기대 합니다.






<임성호> 비우다…

피사체는 자동차의 주유구입니다. 비워져야 채울 수 있는 구조이지요. 사람들은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쉽게 말합니다. 그러나 왜 비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자동차 연료통이 비워지며 목적지로 가듯 비워지는 목적은 나를 찾기 위함 입니다. 나를 찾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비움은 피사체가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왜 비우는가 에 대한 고민과 비우고 난 후 무엇이 있을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김상균> 내일은 없다.

지금, 나는 그곳으로 가고 있다. 맑은 하늘에 구름이 잔뜩 올려져 있다.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림이 사라지기 전 그곳에 도착하려 한다. 라디오에는 구름이 많아 맑은 하늘을 감상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나에게는 크고 작은 물방울들이 파란 종이 위에 올려진 모습이 좋아 보인다. 나를 설레게 한다. 오늘만 볼 수 있는 그림이기에 더욱 설렌다. 오늘만 할 수 있다. 내일은 없다. 지금, 나는 사진을 한다.

사진을 하며 오늘을 기억한다.


<이미리>

소리를 통해

어둠을 비워볼까


거리로 나가자


<김은영> 나와 나무

나는 한낮의 햇살을 받아들이며 서 있다. 내 마음의 그림자는 속이 다 보이도록 투명하다. <비움> 무엇을 채우려 살아온 나에게는 버거운 주제이다. 사진을 제출하는 마지막 날이다. 더 표현하기 힘든 마음으로 햇살 받은 의자를 보며 깨달았다. 애써 담으려면 가식적인 사진이 나올 수밖에 없기에 마음이 비워질 때까지 긴 시간을 기다렸다. 이제는 애써 무엇을 표현하려 하지 않겠다. 마음과 시선 그대로 피사체를 표현하리라 다짐해본다.


<이경애>

살아가는 일이란 채움과 비움의 반복이다. 무엇을 채우는가 또 무엇을 비우는가에 따라 인생의 가치와 결과는 달라진다. 채움과 비움의 반복으로 삶이 완성되고 깊어져 가는 것이리라. 앞으로 남은 인생이 석양의 황금빛처럼 찬란하지는 않더라도 채우고 비워가는 반복에 내 삶이 완성되어가리라. <Beautiful young people are accidents of nature But beautiful old people are works of art>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현상이나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이다. (엘레나 루즈벨트 - Eleanor Roosevelt)


<이복희> 비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겪으며 힘든 여정일지라도, 그것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나도 그런 이유로 종종 여행을 떠나곤 한다. 항상 바쁜 일상 속 한 직장에서 몇십 년을 근무하면서, 힘들고 지쳤을 때 가끔 가는 다른 나라의 여행은 일상의 지루함과 고단함을 달래주는 방편이었다. 지난여름, 문득 쇼윈도에 비친 나를 봤을 때 평소보다 더 힘들고 지쳐 보였고,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거울 속 자화상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또 한 번 나는 반복되는 회사 생활의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을 감행하였다. 늘 시간에 쫓기어 후다닥 다녀오는 짧은 여행이 아닌, 긴 여행을 계획했다. 마침 동생에게 캐나다를 거쳐 미국여행을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았고 우리는 20일 정도의, 직장인에게는 다소 긴 여행을 떠났다. 늘 족쇄처럼 따라다니는 휴대폰 업무와 해야 할 많은 일을 잠시 잊고 새로움을 찾으러, 즐거움을 찾으러 떠난 것이다. 이렇게 떠난 여행은 조금은 힘든 여정이었다. 항상 자가용으로 다니던 국내와는 달리 큰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야 했고, 잠시 렌터카를 빌려 운전할 때도 광활한 지역의 특성상 10시간 이상의 운전을 해야 했다. 편안한 휴식의 여행이기보다 나에게는 육체적으로 힘든 여행이었다. 여행에 새로움, 즐거움을 찾던 내게 힘든 여행이 오히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되었다. 힘든 여정 속에서도 정신만은 점점 맑아지고 마음은 가벼워져 갔다. 일상의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정리되고 비워지는 느낌이었다. 여행을 통해 비워짐의 의미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지난여름의 여행은 힘든 일상 속에서 살아온 나를 위로 하는 여행이었고, 일상의 많은 것들을 비워내는 ‘비움’의 시작이었다. 토론토 던다스 역에서 비로소 나는 많은 것을 비우고 왔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이제 일상에서 또 다른 비움을 시작해야겠다.


<이재익>

인생은 잠시 머물다 간다---한다

나름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다시 고향으로 갈 때는 빈

<이혜자> 아름다운 노년을 꿈꾸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

나의 어린 시절…. 아픔과 원망이 밀려와 시야가 흐릿해진다. 난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늘 야단맞고 길가에 앉아 땅바닥에 그렇게 썼다. 그 어린 나이에 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천덕꾸러기였던 난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했다. 사랑받고 싶어서…. 난 늘 혼자였다. 어린 날 나의 친구는 들꽃, 야생화들이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이름 모를 들꽃이 내 모습과 같아 보여 그런 꽃들과 얘기하며 들과 산을 놀이터 삼아 놀았다. 그렇게 나는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미성숙한 어른이 되어 세상이 두려워 꽃들 속에 날 감추고 행복한 척 살아왔다. 오십이 넘어서야 작은 꿈 하나가 내 인생에 희망을 비추고 있다. 잔잔한 호수처럼 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렇게 나의 어린 시절 상처들을 비우고 있다. 이제 난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