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노트 ]
나는 본래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체질이 아니었다. 이러한 나의 오래된 습관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생활해왔다. 그러나 사진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나는 나의 주된 촬영지인 경포호의 매력에 끌려 카메라를 메고 거의 매일 새벽부터 경포호로 달려갔다. 동해에 떠오르는 찬란한 빛이 경포호를 감싸면 나는 렌즈를 통해 무아지경으로 경포호의 만물과 한 몸이 되었다.
경포호의 예측할 수 없는 변신과 마술 같은 매력에 끌려서 나는 시간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그곳을 찾았다. 때로는 편안하게, 때로는 찬란하게, 가끔씩은 차갑게 경포호는 나를 맞아주었다. 나만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날을 아침부터 저녁 해질 때까지 경포에서 보냈다.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또 대관령 자락에 찬란한 석양이 걸리면 나는 틈나는 대로 경포로 달려가서 그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4년 동안 나는 “경포지기” 였다.
가끔씩 소리 없이 찾아와서 호수의 수줍은 모습을 알려준 안개와 월파정 주변을 노닐다가 나만의 독백을 알아들은 것처럼 내 렌즈 앞으로 다가와 준 많은 새들을 나는 이 전시장에 초대하고 싶다.
경포호는 강릉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처다. 그 동안 나만의 전유물인양 내 카메라에만 담았던 경포호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이제 경포호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공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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