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조 [자연. 인간, 공존의 공간-당산나무] 展
2018년 9월5일 ~ 9월18일
갤러리 나우
오상조의 작업들은 일관성 있게 민족애를 바탕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여러 시리즈의 작업들을 해 왔다. 그 중의 하나로 <당산나무>시리즈는 그의 모든 작품들 중에 가장 중심축에 있다.
‘당산나무’는 긴 시간의 역사를 함께 하고 옛사람들의 정서를 오늘까지 이어주게 되는 정신적인 끈이기도 하다. ‘당산나무’는 종으로는 과거와 현재의 연속적인 역사의 이어짐이자, 횡으로는 어른과 아이, 이 동네사람과 저 동네 사람들의 연결의 축이기도 한 교감의 공간이다. 오상조의 <당산나무>는 멀리서 동네 어귀쯤 들어오면서 눈에 들어오는 당당한 모습, 즉 ‘당산나무’의 전형적 모습으로 촬영하기도 했고, 마치 속살을 드러내듯 깊은 교감으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 멀리서 촬영한 오상조의 <당산나무>는 마치 아버지의 든든함과 하늘과 땅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데 반해, 더 들어가서 촬영한 작품들은 우리네 어머니의 한결 같은 가족을 위한 염원의 모습 즉 자연 가운데 한없이 작은 인간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35년째 촬영해온 오상조의 당산나무는 바로 그 자신의 역사이기도 하다. 오상조의 당산나무는 사람 냄새,
인간의 그 체취를 풍긴다. 그 모습은 오상조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작업이다. 이는 오랜
동안의 촬영으로 인한 ‘당산나무’와 영적으로 만나는 교감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리라. 그가 대형카메라, 젤
라틴실버프린트를 고집 하는 것도 바로 마음으로 담는 방식의 하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와는
썩 잘 어울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오상조의<당산나무>는 원형으로의 복원을 통
한 미래대안, 현대인들의 마음으로 그리는 人間愛, 영원한 안녕의 염원과도 하나로 엮어지는 흐름이랄 수
도 있겠다.
이번 전시는 천천히 오랜만에 돌아와도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동구 밖 당산나무의 그 마음으로 준비한
전시이다. 그의 풍부한 아날로그의 계조 속에 드러날 <자연•인간, 공존의 공간-당산나무>展을 통해서 길
고 긴 생명력의 이어짐, 위로와 안식, 그리고 그의 반평생 동안의 빛나는 작가 정신과 새롭게 만나는 자
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갤러리나우 이순심
작가 노트
작가노트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크고 작은 산들이 맥을 따라 아름다운 산세와 강줄기를 만들어 옛 부터 금수강산으로 불리워 왔다. 선조들은 사람들이 살만한 공간 크기에 따라 마을을 형성하고 삶의 터전 속에서 살아오고 있다.
마을의 지명도 주변 산세의 형태에 따라 작명을 하였고 음향오행설의 풍수지리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마을을 형성하였다. 땅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너무 넘치는 곳에 비보책으로 당산나무를 심고 그 근처에는 각종 조형물인 돌무더기, 선돌, 솟대, 석장승, 목장승 등을 모셔 놓고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였다. 또한 당산나무가 마을의 재앙, 질병, 불행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신앙심과 공동체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장소로 생각했으며 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그늘 밑에서 휴식 공간을 장마철에는 풍수조절과 북풍한설이 휘몰아 치는 겨울에는 방충림의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당산나무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신령스런 신목으로 모셔져 왔고 쉼터, 일터, 사랑방기능 여론형성과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하였다. 당산나무 종류는 수명이 긴 느티나무가 대부분이고 팽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산나무 사진작업은 35년째 사진으로 기록하여 왔다. 마을 동구 밖에서 우뚝 서 있는 큰 당산나무를 통하여 알게 된 것은 단순한 거목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오랜 정서가 고스란히 베어 있는 민속학적인 역사성을 간직한 당산나무 사진작업에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거목의 당산나무를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서 최대한 느림의 미학으로 관조 하면서 촬영하기 위해 대형 목재 카메라와 흑백 필름으로 촬영한 후 젤라틴 실버 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하였다. 이는 수 백년 이상을 살아온 거목에 대한 경외심과 예우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접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천, 지 인(天,地,人)의 조화로움이 있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보이는 사진철학에 근간을 두고 기록하게 되었다. 그동안 천착했던 동구 밖에 외연히 서있는 당산나무가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이 한국적 원형의 사진으로 오롯이 남아 우리들 마음속에 안녕과 평화를 당산나무가 지켜 주기를 바란다. 오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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