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여정 개인전 [Vice Principal]展 2016년 10월19일 ~ 10월25일 갤러리 나우 | ||||
사회적인 표상으로서의 인물사진 글: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인물사진은 19세기 사진사 초기부터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사진술이 발명되자 서양의 근대화과정에서 새로운 지배계층으로 부상한 부르주아가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과시하기 위해서 초상사진을 찍었다. 또 질병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가족과 이별할 것을 염두에 두고서 초상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인 현실로 인하여 ‘사진관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대두되었다. 그 후 20세기 초반엔 독일의 민중을 계층별, 직업별로 분류하여 사회과학적인 시각으로 기록한 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 1876~196의 인물사진이 사진사적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포토저널리스인 유셉 카슈Yousuf Karsh1908~2002가 20세기를 움직인 유명인들의 초상을 찍은 사진도 후대의 사진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작가는 모델의 개성적인 표정을 포착하여 인물의 내면세계를 표현했다. 미국의 사진가 아놀드 뉴먼Arnold Newman 1918~2006은 개별 모델의 삶을 상징하는 공간에서 인물사진을 찍어 모델의 삶을 부각시켰다. 이처럼 인물사진은 사진사초기부터 큰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사회적인 관점에서 인물을 찍은 사진도 있고, 인물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결과물도 있다. 1970년대 후반이후 동시대사진에서는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인물을 재현한 사진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황여정이 발표하는 인물사진도 이와 같은 미학적인 맥락에서 재현한 인물사진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 중심적인 사회다. 서양사회도 근대화과정을 거치며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졌지만 여성이 현재처럼 투표권을 행사하고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한 세기가 채 되지 않았다. 여성이 본격적으로 자아를 인식하고 여성주의나 여성학이 대두되고 정립되기 시작한 것도 1960년대부터다. 또한 서구와는 전혀 다른 과정으로 근대적인 사회가 된 우리나라는 여성이 고학력을 갖게 되고 본격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보편화 된 것은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부터다. 그 이전엔 여성이 대학교육이상의 교육을 받는 것도 매우특별한 일이었고 최종적인 학교교육을 마치면 결혼을 하고 전업주부로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형태였다. 직업을 갖는 것은 거의 드문 일이었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20 여 년 사이에는 여성이 대학교육이상의 교육을 받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고 전문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것도 보편화되었다. 특히 졸업을 하면 초등학교 교사자격증을 갖게 되는 교육대학교에서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더 많이 재학하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 되었다. 일선 초등학교에도 언제부터인가 여교사가 남자교사보다 더 많이 재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교만의 일이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여교사의 수가 남자교사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 평교사뿐만 아니라 부장교사를 비롯한 관리직 교사의 수도 여교사가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교감, 교장선생님 중에서 여자선생님이 수적으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여성의 위상을 반영하는 여러 현상 중에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황여정은 이처럼 변모하는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교장승진을 앞두고 있는 초등학교선생님들의 인물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이번 여름방학기간에 교장승진대상자들을 위한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한 교감선생님들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한 선생님 중 상당수가 남자선생님이었고 여자선생님은 소수였다. 하지만 올해는 참가자중 과반수가 여자선생님이었다고 한다. 남자선생님과 여자선생님의 비율이 동일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사회가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여러 사례 중에 하나다.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사회적인 비중이 커지고 있고 그와 더불어서 제도와 사회현상이 변모하고 있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미래에 여러모로 큰 영향을 끼치는 현상 중에 하나다.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차세대들의 인격형성과 그들의 성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는 일이다. 작가는 자신도 교사인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우리사회의 특정한 현상, 그중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서는 자신과 동료교사들의 인물사진을 찍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게 보이는 직장인들의 인물사진이지만 우리사회의 미래에 발생하게 될 중대한 변혁을 환기시키는 인물사진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인구가 점점 더 감소하고 있고 사회구성원의 성별에 따른 사회적인 역할도 과거에 비해서 달라지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변모하고 우리사회의 현실을 환기시키는 사회적인 표상表象이다. 현재의 이러한 변화가 우리사회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무척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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