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뇌성마비 큰아들이 있습니다
27살의 청년이 매일 TV 앞에서 지내다 보니
배는 나오고, 잘 쓰지 않는 팔다리는
더욱 가늘어져서 두어 달 전부터
수영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수영장에 가면 저는 늘 긴장이 됩니다
킥 판 잡고 발차기하는 것만 가능한
큰아들은 물보라를 요란하게 뿌리며
발차기를 하기에 뒤에서 수영하던 사람은
눈치를 채고 옆 레일로 슬금슬금 옮겨갑니다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를 동반한 큰아이는
자신이 민폐를 주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한 레일을 오로지 자신만의 발차기
전용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큰아들의 취미가
TV 만화 보기에서 수영으로 바뀌어
킥 판 잡지 않고, 주위에 민폐 주지 않고
수영을 즐기면서 배가 쑥 들어가는 것이
우리 가족 소원입니다
- 가족 소재 공모전 <소원> 당선작 / 박현경-
희망 - Waterfall
#수영 #박현경 #뇌성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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