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가

자기야 하면 죽는다

yun jong 2019. 6. 27. 05:26

자기야 하면 죽는다

일상

 

#자기야 #남편 #철부지



내 나이 62세,
나는 첫돌이 지난 손주가 있고 회사에서는 퇴직을 앞두고 있다
나이가 있는 만큼 나는 말과 행동도 격에 맞게 하려고 늘 노력한다
그런 나에게 걸림돌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철부지 같은 내 남편이다

힘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해서 집에 가면 
남편은 내게 쉴 사이 없이 말을 걸어온다
“자기야! 내가 오늘 다슬기 국 끓였는데 맛 좀 봐
자기야! 뽀미(우리 집 반려 견)미용해줘야 하지 않을까?
자기야! 장모님 토요일에 오신대?”

듣고만 있던 내가 짜증이 나서 한소리 한다
“나이가 몇 살인데 자기야~ 자기야~ 하고 불러, 좀 점잖게 불러
시오 할머니라든지 아님 원희 엄마라든지...
부를 명칭이 많기도 한데 촐싹 맞게 자기야 자기야 하지마
한번만 더 그렇게 부르면 확--“

그리고 다음날 
“자기야! 이번 주 토요일에 산에나 갈까?
자기야! 저녁에 외식이나 하자”
내가 그렇게 싫다고 해도 자기라고 부르는 남편 때문에
나는 짜증이 나는데 내 이야기를 듣는 지인들은 즐겁기만 하단다
나는 자기라고 부르는 게 너무 싫은데 어쩌면 좋지...

- 행복한가 가족 / 이경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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