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및 소개 글

이성근 사진전

yun jong 2015. 8. 31. 14:33
이성근

 

2015년 09월 3일(목) ~09월 9일(수)

 

갤러리 이룸


 

 

 

 


28mm

<전시서문>
흑백사진은 재미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톤(Tone)'이 바로 그것이다. 흑백사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톤' 은 사진 속 밝기의 기준을 이야기하는 '키 (Key)' 와 맞물려서 사진가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이다.
밝고 가벼운 톤, 무겁고 진한 톤, 클래식한 톤, 풍부한 톤 하나 하나가 사진가의 성격을 유추할 수도 있으며, 꽤 잘 맞는 편이다. 사전에 적혀있는'톤'의 정의를 살펴보면 사람의 말투나 음색,억양들을 나타내기도 하지 않는가 다시 말해 흑백사진 속의 톤은 작가의 목소리이기도, 음색이기도, 말투 이기도 한 것이다.
이번에 첫 개인전을 여는 사진가 이성근의 톤은 미니멀 하다고 할 수 있다.극한까지의 정제된 듯 깔끔한 톤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매우 담백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덜어냄이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 지는 일은 아니다. 사진은 뺄셈의 미학'이라는 부분을 조금씩 끊임없이 찾아내고 덜어내는 작업의 반복이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낙숫물이 댓돌에 구멍을 내듯 삶의 시간과 성찰이 함께 해야 진정한 덜어냄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전시작들은 그의 삶 속에 얼마나 많은 덜어냄이 있었고 그 덜어냄을 통해 찾아낸 고요함. 내적 평온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낸 작업이라 볼 수 있겠다. 보통은 고요함 속엔 고독함이 같이 묻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의 작업에서는 고독함 보다는'텅 빈 충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고요한 설원에 바람 부는 소리만 귀를 때린다. 그 속 점 하나처럼 찍혀있는 사진가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리고 그것이 자신인 듯 상상해 보자.
Photographer: Jeon Jae Young

 

 


<작가노트>
사진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경험을 넘어선 인식을 제공하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 사적인 공간과 시간을 갖는 것으로 그 자체가 소중한 출발이 되었다.
스스로는 결코 볼 수 없는 나의 뒷모습 그런 부분이 존재하는 것, 아직 남아있는 오지를 품은 지도처럼 나의 모든 부족함과 허술함을 여기보관하고자 했으며, 마주한 자연의 표정과 작가의 눈빛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빈자의 미학을 떠올리며 누군가와 마주하고 소통하고 싶었다.
본 전시 작품은 홋카이도의 설원에서 작가가 프레임 안에 꿈꾸는 자연을 단지 관조한 것이 아닌 자연과 하나 되어 기쁨과 은유의 통로로 상징의 창이 되도록 하였으며, 이는 평소 맑은 정신과 간결한 삶을토대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수호한 작가의 신념에 기인하였다.
설원의 장엄하면서도 절재 됨이 비물질적 아름다움의 극치로 자연의빛에 따른 리듬에 충실하게 구성하였고 대칭보다는 우리가 갈망하는 겸손과 끈기가 결합된 불규칙성, 장식적인 것 보다는 단순한 것을 미감으로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비움의 미학을 극대화 하였다.
머리에 닿을 듯 낮은 하늘과 투명한 하얀 눈이 보다 자유롭고 고요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부분을 통해서는 경이롭고 웅장한 낭만적 숭고를 물씬 고백하듯 수줍게 흔들리는 나무와 잘 빗질된 설원 위 띄엄띄엄있는 나목이 주는 침묵과 정적은 우리의 영혼 어딘가를 어루만져 주길 바라는 삶의 이야기이다. 즉 휴머니스트 적 태도로 지극히 존엄하신분의 뜻을 헤아리며 조심스레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감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누고자 함이다.
Photographer: Lee Sung K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