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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춘호 사진전 [차간전설]展

yun jong 2016. 12. 21. 16:05

원춘호 사진전 [차간전설]展
2016.12.21(수)-12.27(화)

갤러리 나우

 

 

2천년 전통의 차간호 겨울고기잡이

중국 길림성 서부의 송원시 몽고족자치현 경내에 위치한 차간호(공식명칭은 사간호여유풍경구)는 남북의 길이 37km, 동서의 폭 17km, 총 면적 420㎢(참고로 서울의 면적은 605㎢)에 달하는 중국 10대 담수호의 하나로 마치 거대한 바다를 연상시킨다. 차간호의 평균수심은 2.5m, 최고수심은 6m에 달하며 호수 둘레는 128km로서 한국식으로 읽으면 사간호(査干湖)가 된다. 차간호는‘백색의 신성한 호수’라는 뜻의 몽골어로 대부분이 몽고족인 500여 가구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요나라의 성종(982-1031)때부터 천조 황제(1101-1125)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황제들이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많은 시종과 부하들을 거느리고 이곳을 찾아와 얼음을 깨고 잡은 고기와 함께 음주와 가무를 즐겼다고 한다. 특히 800여 년전 칭기스칸이 커얼친(科爾沁)초원의 금나라를 정복했을 때, 9만 명의 몽고기병을 거느리고 차간호를 찾아 제사를 지냈다 하며, 산과 물은 하늘이 몽고민족에게 선사한 천혜라며 자손대대로 산과 물을 사랑할 것을 그는 지시하였다 한다.

차간호의 동계 고기잡이는 2.000여 년 동안 조상대대로 내려온 원시적인 어렵방식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는데 기계의 힘을 빌지 않고 사람과 말의 힘만으로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북위 45도 이북에서는 보기 힘든 어렵방식이다.
차간호 어부들의 겨울고기잡이는 5개월 이상 지속되는 북방의 긴 겨울 중 한달 만 허용된다. 겨울 고기잡이는 쉽지 않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영하 30도의 강추위와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한 시간여를 달려 고기잡이 지역에 도착한다. 고기그물 하나를 끌어 올리는 데는 최소 60명이 필요하다. 이들은 물고기머리라 불리는 대장과 얼음뚫기 담당, 그물 끌어올리기 담당, 마부 등으로 구성된다. 차간호 마을에는 60명씩 4개 팀이 있다. 겨울철 물고기는 한 곳에 모여있어서, 경험이 풍부한 대장의 장소 판단이 고기잡이의 성패를 좌우한다. 어둠 속에서 시작한 고기잡이는 3시간 여의 작업을 거쳐 50센티 이상의 두께로 꽁꽁 언 얼음판에 수백 개의 얼음구멍을 10미터 간격으로 뚫는 작업으로 시작된다. 그 다음 2km나 되는 그물(무게 10톤)을, 파놓은 얼음구멍 속에 집어 넣은 후 마치 바늘로 꿰듯 한 구멍 한 구멍 연결하여 물 속에서 거대한 타원형 그물을 설치한다. 이 작업을 마치고 나서 각자 싸온 물만두나 면으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한 후 그물을 끌어올린다. 4마리의 말이 연자방아 돌리듯 원을 그리며 돌면 엄청난 양의 물고기들이 살을 에이는 매서운 추위가 기다리고 있는 물 밖으로 끌려 나온다. 얼음 위로 나온 물고기들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파닥거리지만 몇 번 튀어 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버린다. 잡은 고기는 말들이 끄는 발구에 실려 창고로 옮겨지며 작업은 해질 무렵까지 계속된다.
한 번의 그물질에서 잡아 올린 고기는 24톤에 달해 기네스북에도 올라있고, 기록은 계속 갱신되고 있다고 한다. 편리한 방법을 놓아두고 조상대대로 내려온 전통을 계승하여 원시적인 방법으로 고기잡이를 나서는 차간호 어부들. 차간호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신성하고 아름다운 호수’로 남아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