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국 개인전 [Aisthesis]展 갤러리 나우 |
[ 전시 서문 ] 사유로부터의 이미지, 이미지로부터의 사유 예술가가 생산한 이미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사유의 소산물이다. 형이상학적인 사고체계가 작동해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와 같은 예술에 대한 개념은 중세이후 서양근대화 과정에서 정립되었다. 예술작품의 중심이 신에서 개별 예술가로 이동한 것이다. 이시기에 기존의 전통적인매체가 아닌 새로운 개념의 매체가 세상에 등장했다. 그것이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이 예술의 기능을 제의적인 기능에서 전시적인 기능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매체인 사진이다. 근대적인 문화의 산물인 사진은 지시적이고 현존을 제시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현실과 외형이 닮아 있다. 문자나 언어처럼 소통의 수단이기도하다. 하지만 보는 이를 자극하고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비선형적이고 불연속적이다. 빛의 흔적이자 시간의 파편이다. 이처럼 존재방식 및 작동방식이 그이전의 매체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지각과 사유의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시각적인 것에 만감하게 되었고, 문자적인 사유에서 이미지적인 사유로 사유체계가 바뀌었다. 외부세계를 바라보고서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이성 중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지배한 근대의 문화적인 산물인 사진은 오히려 탈근대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사진을 표현매체로 선택한 여러 이유 중에 하나다. 디지털이미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지각방식 및 사유방식은 또 다른 체계로 변모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진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을 재현했고 발생한 사건을 포착했다. 하지만 디지털테크놀로지와 결합한 사진은 현실뿐만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대상과 사건도 창조해서 보여준다. 은염사진은 과거의 시간을 재생했다면 디지털사진은 미적인 감각과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화가처럼 자유롭게 예술가의 표현의지를 구현한다. 이러한 디지털사진의 매체로서의 특징은 우리의 감각과 사유체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안홍국은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수용하여 자신의 세계관 및 미감을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Aisthesis’시리즈도 이와 같은 표현방식을 선택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위를 수집해서 새롭게 변주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을 이질적인 공간에 배치하여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처럼 특정한 사물과 공간을 변주하여 변증법적인 이미지를 생성했다. 계몽주의적인 사고 혹은 보편적인 사고로는 이해 할 수 없는 모순적인 공간이 구축 된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낯선 이미지이다. 동시대적인 예술은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 아니다. 새롭고 불편한 것이다. 당대적인 가치를 가진 예술담론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대중문화의 범주에 속한다. 작가의 작품은 디지털테크놀로지와 작가의 미적인 상상력이 융합하여 생성된 또 다른 사유적인 이미지다. 이 결과물은 철학적인 사유로부터 발생한 감각적인 이미지이자 동시대적인 시각문화와 조우하는 결과물이다. 바위를 보편적인 맥락과 다른 지점에 배치하여 일반적인 상식과 감각에 혼란을 초래한 것이다. 그 결과 보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이야기가 발생한다. 다원주의적인 동시대의 문화를 반영한 결과다. 19세기에 사진이 출현하여 인류의 지각과 사유방식이 변화를 하였듯이 현재 우리는 디지털이미지로 인하여 지각과 사유체계가 변모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이 혼재되어 있고, 가상이 엄연한 현실로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시대를 알레고리적으로 재현한 새로운 사유의 이미지다. 현실과 상상력이 어우러져서 또 다른 층위에 존재하는 공간이 구축되었다. 보는 이들은 자신의 의식이 미처 깨닫기 전에 시대와 조우하는 감각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 작가 노트 ] 이번 작업은 “바위”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사물에 대한 존재론적 자각에서 출발했다. 인간의 감각(Empfindung)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작업이다. 일상의 문화적 규범에서 인지되는 감성적 지각에 대한 “ 아이스테시스(Aisthesis)는 무엇인가?”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우주만물이 가지는 각각의 존재에 대한 나의 해석 작업의 일환이다. 조물주가 만든 자연의 존재들, 이들 중에서 인간의 주변에서 인간과 공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바위에 대해 주목했다. 말이 없고, 소리도 내지 않고, 묵묵히 선 자리에서 형상의 몸짓으로 세상과 이야기 하며, 인간의 시간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 속에서 수많은 메시지를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나는 그들의 속삭임을 새로운 지각방식으로 담고자한 작업이 “아이스테시스” 시리즈다. 억겁(億劫)의 세월 중에서 나와 짧은 순간의 동행에서 만난 존재들에 대한 이러한 사진작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나의 모티브가 될 것 같다. 2014 안홍국 해인사 소리길 계곡에서.. 옴마니 반메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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