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럼 뉴비전 [Aspect]展 2016년 3월30일 ~ 4월5일 갤러리 나우 | ||||
동시대적인 예술을 위한 사진의 원초적인 의미 글: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사진은 전통적인 예술인 회화, 조각 등과는 다르게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인위적이다.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며 정치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사고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라는 이야기이다. 또 19세기 사진발명 당시에는 예술로서 인식되기보다는 산업생산품으로 대접받았고, 회화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해되었다. 그 후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사진의 본질이라고 인식한 기계적인 기록성 및 사실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미학이 정립되었고, 사회적으로는 사회를 변혁시키기 위한 수단이나 매스미디어적인 도구로서 널리 확대 재생산되었다. 그 결과 1950년대까지는 사진의 대명사는 다큐멘터리사진 이였고, 포토저널리즘의 전성기였다. 이후 사진은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동시대미술을 위한 매체로 수용되었다. 특히 페미니즘 미술 작가들에게는 근대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이나 남성 중심적인 사회질서를 비판하기에 적합한 도구로 받아들여졌다. 이 무렵부터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이 추구하는 미학적인 가치와 동시대 미술작가들의 그것과의 차별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시대성을 반영하고 개별예술가의 주관적인 사유를 표현하기 위한 매체로 인식된 것이다. 이번에 'Aspect’展에 참여하는 작가들도 자신들의 개인적인 관심사, 미적인 감각, 정체성 등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진 찍기를 했다. 그러므로 이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은 작가들의 지극히 주관적인시각, 즉 관점觀點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개별사진가들의 목소리가 분명하게 들리는 진정성 있는 전시다. 김성환은 감성적이며 여린 성격을 소유하고 있고 도회적인 정서 및 감각을 드러낸다. 도시에 대한 사진가들의 관심은 20세기 초반 파리의 다양한 풍경 및 사물을 기록한 프랑스의 사진가 앗제 부터 독일현대사진을 대표하는 구르스키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변모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18세기 산업혁명이후 문화의 생산지가 도시로 옮겨왔고 정서 적으로도 도시가 시골이나 자연보다는 더 익숙해진 탓이다. 작가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도시에 주목했고 감성적인 태도로 도시의 건축물을 조형적으로 재현했다. 결과물에선 대상에 대한 특정한 정보를 비롯한 시대성은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어두운 톤을 배경으로 드러나는 대상의 외형적인 느낌이 시대를 환기시키고 보는 이의 시각을 자극한다. 또한 함축적이고 절제된 표현으로 인하여 좀 더 강렬하게 다가오고 있고 다의적인 의미가 생산되었다. 심영희는 화려한 것보다는 작고 소박한 것, 시간 혹은 기억이 내재되어 있는 대상에 주목했다. 작가는 시간을 거슬러서 30 여 년 전으로 되돌아 간 것처럼 느껴지는 공간에서 발견한 낡은 화분에 감성적으로 다가갔다. 화려하고 웅장한 저택의 정원은 아니지만 소박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화분이 작가를 감성적으로 현혹한 것이다. 특별히 아름답고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자극적으로 시선을 끄는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하지 않음이 오히려 특별하게 다가왔다. 작가는 이러한 느낌을 바탕으로 그림과 유사한 시각적인 자극을 뿜어내는 이미지를 생산했다. 일반적으로 사진가의 시선은 특별하고 거대한 것부터 사소하고 미세한 것까지 간과하지 않고 재현하여 보는 이를 감동시키는 것이 전통적인 표현방식이다. 작가는 그중에서도 소박하고 작은 것에서 느낀 거부 할 수 없는 유혹을 가장 사진적인 방식으로 극대화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또한 우리는 그 결과물에서 무엇인가 굉장한 감흥을 받게 될 것이다. 이은미는 컬러에 민감하고 조형적인 감각이 체화體化되어있다.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변모하는 풍경을 재현했다. 도시는 유기체有機體처럼 내피 및 외피가 변화를 거듭한다. 내부적으로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고 외부적으로는 무한대로 확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풍경을 포착해서 자신의 미적인 감각 및 주관을 표현했다. 사진은 얼핏 보면 현실을 스캔하듯이 사실적으로 혹은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진가의 의지, 취향, 감각 등이 작동하여 변주한다. 이은미가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표상들도 본인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또 다른 현실로 탈바꿈한 결과물이다. 정서적으로 부드럽게 혹은 특별한 자극 없이 다가오는가 하면 언어로 섬세하게 구분 할 수 없는 색채가 외관을 이루며 강한 유혹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사회적인 관심사 때문에 변모하는 풍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업을 거듭하면서 자신만의 느낌과 조형언어를 구축하였고, 보는 이의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결과물을 생산했다. 그 결과 작가의 의지와 무관하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언어로서 자리매김했다. 임수현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에 대한 관심을 기록했다. 유아기를 지나고 있는 자신의 아들이 놀이를 하며 집안 곳곳에 남긴 흔적을 애정 어린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주지하다시피 아이들은 놀이를 통하여 사회화과정을 거치며 성장한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학습과 놀이에 대한 특별한 경계가 없다. 이러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관찰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셔터를 눌렀다. 아이는 집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세상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알아가고 있는데, 작품마다 아이의 행동이 담겨져 있지는 않지만 그 흔적을 통하여 아이의 행동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또한 보는 이들은 그것을 통하여 많은 것을 느끼고 상상하게 될 것이다. 아이의 성향, 아이에 대한 아빠의 따뜻한 시선 등이 사진마다 드러나고 있다. 그러한 느낌이 작동하여 작품의 미학적인 의미를 확장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보는 이의 이성 및 감성을 모두 동화시키는 최종결과물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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