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나는 대숲 김남효 개인전 일시: 2015.03.06.~03.16 장소: 갤러리 브레송 까마귀 나는 대숲 태화강이 흐르는 울산은 한국경제의 동력 이면서 심장과 같다 또한 성장이 불안한 시기에 변화를 아름답게 말해주는 생명의 도시이며 신비한 원시의 문화 유적과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태화강은 새 생명을 부르고 잉태하고 키우며 기다리는 강인 동시에 고거(古)와 현재(來)를 잇는 상징이다
울산 앞 바다에 떠있는 무수한 철갑을 두른 선박, 자동차, 컨테이너화물선, 유조선등은 또 다른 의미의 귀신 고래의 회유이며 아름다운 시간의 흔적인 동시에 오랜 기다림의 산물이다 이것은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 285호)에 새겨진 수많은 바위그림 속 정령(精靈)이 깃든 무속행위(샤머니즘)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수천 년 축척된 시간이 하나의 역사적 문화적 공간 안에서 현대적으로 존재 하는 곳이며 동물도 자연도 뼈와 나이테에 새겨진 기억들의 흔적을 찾아 각자의 방식으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사진은 오래전부터 기억과 존재의 방식으로 말 한다 기억은 기록이며 존재는 부재로 증명되듯 시간 앞에서 영원한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때 거기에 존재 했던 모든 것은 시간의 풍경 앞에 사라짐을 전재로 하기 때문이다 사라진다는 것은 아주 어릴 적 전설 속 이야기처럼 무서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고향을 떠나온 뒤에 느껴지는 아득한 상실감으로 다가 오기도 했다 여전히 존재 했지만 지나간 부재의 시간을 입증할만한 것은 없었다 사진의 사물 그 대상 자체가 모두 빗나가고 무너지고 사라져 버렸다 내가 사진으로 볼려고 한 것은 고래의 잠영도 새의 비행도 눈으로 지각되고 재현된 이미지도 아니다 기다림과 사라짐에 대한 끝없는 연민이며 부활에 대한 간절한 희망 같은 것이다 사진하는 게 세상사는 일이라고 하나 내 생활 주변 영역에서 순간 소멸하며 남기는 잔상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만은 안했기 때문에 사진이 단 한번 도 만만 한적 없었고 덤으로 얻어진 적 없었다 사진은 한다는 건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되돌아보는 일인 동시에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통해 삶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일이다 또한 사진이 지향하는 것도 삶을 크게 벗어난 먼 곳이 아닌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며 치열하기 보다는 즐겁고 재미있는 사진 생활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 마음속에 깊이 오랫동안 바라보고 기다리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기다리며 닮아가는 삶이 시간 속에서 행복해 졌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