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및 소개 글

galleryNoW 작가상 NoW Young Artist 정은숙[Living 259-2]展

yun jong 2016. 8. 18. 14:03


galleryNoW 작가상 NoW Young Artist 정은숙[Living 259-2]展
2016년 8월17일 ~ 8월30일 
갤러리 나우







갤러리 나우는 다양한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사진 예술의 새로운 변화와 활로를 여는 것을 목표로 '갤러리 나우 작가상(gallery NoW Artist Award)'을 제정하였다.
갤러리 나우 작가상은 지금까지 7명의 수상자(1회 이상엽, 2회 신은경, 3회 이준, 4회 파야, 5회 캐서린 넬슨, 6회 난다, 막스 데 에스테반)를 배출하였고, 그리고 7명의 NoW Young Artist를 배출하였다.
제7회 '갤러리 나우 작가상-NoW Young Artist‘에 당선 된 정은숙은 일상의 풍경들을 예술 표현의 소재로 새롭게 환기시키는 작품 씨리즈로 나우 영아티스트에 선정 되었다.

정은숙의 씨리즈는 여성이 갖는 일상적인 주거 공간과 소소한 대상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과 표현의 산물이다.
일상적인 공간과 사물을 통해 작가의 자의식에서 비롯된 내면의 심성을 표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작가의 감정 이입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특히 숙련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검프린트’로 작업하였다. 검프린트의 섬세함과 회화적 인화방식은 여성의 섬세한 시선을 표현한 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 전시서문 ]

정은숙-비근한 사물의 비범한 아름다움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삶은 공간과 사물들과 연루되어 파생된다. 내 삶은 저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소해 보이는 사물들과 접속되면서 비로소 이루어진다. 사물 없는 삶을 상상할 수는 없다. 사물은 공간을 채우고 삶의 이력을, 감정을 채운다. 어쩌면 삶은 사물을 통해 기술되고 기억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사물을 필요로 하고 공간에 사물의 목록을 채워나가지만 그 사물로 인해 생의 기억 또한 채워지고 부풀려진다. 그래서 특정한 공간과 그 공간에 놓인 사물은 삶의 구체적인 기억을 환기시키고 지난 시간을 현재의 시간 위로 불현 듯 호명하고 있다. 사물의 인간화, 인문화! 그래서 사물의 고증학은 가능해진다. 그것은 한 개인의 사물수집 및 취향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늠하는 것으로 파급된다. 누군가의 공간을 엿보는 일은 그의 사물에 대한 기호와 사물과 연루된 생의 이력을 가늠해보는 일이다.

정은숙은 지인의 실내공간을 근접해서 촬영했다. 식탁과 침실, 벽과 커튼, 접시와 꽃병 등이 놓여 있고 그 사이로 연한 빛이 파고 든다. 접시에 놓인 쿠키 한 조각, 색 실로 수놓은 식탁보, 유리병에 잠긴 부드러운 꽃, 역광에 투명하게 비치는 커튼 등이다. 그것들은 모두 근접해서, 친밀한 시선으로 관찰한 결과다. 익숙한 대상을 반복적으로 바라보면서 그 사소해 보이는 것 안에서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해내고자 한다. 익숙함 안에서, 비근함 안에서 또는 이미 있는 것 안에서 예기치 않은 조형의 비범함을 발견해내는 눈, 감각이란 다름아닌 예술의 시작이다. 작가는 그 소소한 사물들을 촬영하고 이를 검프린팅 기법으로 프린트했다. 검프린팅 기법은 사적 공간에 놓인 사물들을 관음증적으로 관찰하는 그 응시의 감각화에 비교적 잘 부합하는 듯하다. 직접적인 현실감을 짐짓 누그러뜨리고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흔들면서 차분하게 밀착된 이 사진은 공간 속에 놓인 소소한 사물들로 인해 연상되는 아련한 추억, 모호한 기억, 다소 쓸쓸하고 서글픈 지난 시간의 자취들을, 누군가의 체취와 사물에 눌려있던 흔적들을 섬세하게 부감시킨다. 그것은 결국 부재에 대한, 소멸과 사라짐에 대한 심리적 상흔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아름다우면서도 상실감에 젖어 쓸쓸한 정조를 발산하는 장면이다.

근접해서 촬영한 공간/사물은 구체적이면서도 사실은 애매하고 불분명하다. 아기자기한 사물들로 꾸며진 누군가의 실내공간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라 타인의 시선과 육체가 공공연히 침입하기 어려운 곳이다. 그곳은 소수의 제한된 이들에게만 허용된 폐쇄된 영역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 각자 자신만의 고립된 영역 안에서 자신이 선택한, 자신의 대리물과 같은 사물들을 독대하며, 편애하며 산다. 그것은 내 감각이 분신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공간에 들어가 사물을 보는 것을 은밀히 즐긴다. 자신의 시선과 감각 아래 타인의 감각이 무방비로 나앉는 순간이기에 그렇다. 카메라는 그러한 일을 은밀히 수행하는데 적합하다. 작가는 반복해서 동일한 공간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그 공간의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 촬영을 했다. 사물의 디테일이 절취되고 응고되는 순간이다. 조심스레 선택되고 절취되어 응고된 한 장면은 묘한 시간의 화석이 되었다. 제한된 실내공간에 놓인 가구와 사물들로만 구성된 이 사진은 흡사 리빙룸을 보여주는 이른바 인테리어 사진의 성격이 짙다. 동시에 한 개인의 삶을 공간과 그 안에 놓인 사물들로 유추해서 보여주는 암시적인 사진이자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에서 은밀한 미감을 발견해내는 미시적이고 친밀한 시선이 감촉된다.

여성적 감수성으로 장식된 이 실내공간은 대부분 은은한 핑크 색조로 물들어있다. 주인의 취향과 감각이 공간에 놓인 사물과 공간 인테리어에 투영되어 있다. 공간은 단지 사물이 놓이는데 머물지 않는다. 그 공간을 사는 이가 자기 감각을 물질화시키는 한편 자신의 취향, 세계관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기제로 활용한다. 여기서 공간과 사물은 정치화된다. 공간을 특정한 사물로, 색채로 장식하고 마감하는 것은 특별한 감각으로, 취향으로 자신을 물신화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인의 실내공간을 부분적인 시선으로 잘라낸 이 사진 안에는 그 작은, 부분적 시선 아래 걸려든 세계의 미시성이 주는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와 자발적으로 사물들이 만든 미적 구성의 절묘함에 대한 발견의 미학(레디메이드 미학) 등이 은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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