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Book of Job) _ 김준호 개인전
일시: 2015.11.2.~11.11
장소: 갤러리 브레송
Gilles Deleuze에 의하면
기존의 의미론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지시작용에 기반 하는 이론으로 이는 실증주의 철학에 입각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한 기호의 의미란 그것의 지시대상이며 기호는 세계로부터 일정한 대상을 개별화해 지시하는 존재이다.
다른 하나는 “현시작용”에 기반 하는 이론으로 이는 현상학에 입각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의미란 기본적으로 주체 또는 의식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며 언어란 주체의 신념이나 욕구를 드러내는 존재이다.
다음 의미론은 ‘기호작용‘에 기반 한 이론으로 이는 구조주의철학에 입각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의미란 기호들 사이의 차이들에 의해 형성되며 기호들이란 한 체계의 요소들을 형성한다.
-의미의 논리(이정우 옮김, 한길사)
사진을 하면서 대상에 접근 할수록 대상은 멀어지고 의미작용이 우선하면서 사고 적 논리가 늘 앞서게 된다. 사진이 작가의 내면 의식세계에 깃드는 씨앗을 키우고 성장시켜 외연을 확장시켜 들어내어 보여주는 路程이라면 이런 사진세계의 천착은 숙명처럼 받아들여 가고 볼 일이다. 대상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사진의 특장이자 본질적 요소이다.
내게 다가서는 대상들은 늘 낡고 닳고 헤지고 비틀어지고 깨지고 살다가 버려진 것들이다. 수 십 년을 부대끼며 살던 집들조차 자본논리로 밀어버려 우리의 유년이 녹아있던 어깨 닿던 골목들은 이제 찾기조차 어렵다.
작금 우리들은 최신형 스마트 폰도 몇 개월 단위로 바꿈질하는 시간들을 살며 손때 묻은 것들의 추억은 고사하고 가난함과 낡은 것들의 추억은 그 자체를 거부하는 시대인 것 같다.
다른 이들에게서 버려진 이런 낡은 것들의 세계를 부단히 렌즈로 들여다보며 모든 이들의 추억을 살려내는 것이 내게 주어진 낡아빠진 사진세계이다.
시간이 쇠잔해가고 공간이 허물어져도 우리들의 삶은 공기마냥 늘 부족해진 곳들을 잘 여며내며 버티듯 살아낸다.
엉겨 붙고 닳아져 본래모습을 알 수 없게 된 대상들에서
우리들의 현존하는 삶의 형체가 보여 지고 시간 연속과 단절들이 현시적 존재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의 현재증명으로 내게 다가와 보여 졌다.
“ 인생은 고난을 위해 태어났나니”
구약 욥기 5장7절의 앞 절이다. 고난을 버텨내며 살아내야 하는 것이 우리 삶이라면 기독교적 삶은 아니라도 살아가는 길의 이정표 같은 십자가는 아닐까?
2012년 가을 김 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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