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뻘배"
♧나를 길들이는 시간♧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 두었던
나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음으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쳐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서
헤아려 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 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 이해인, <나를 길들이는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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