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 jong
2019. 9. 26. 05:05


며칠 전 며느리에게서 메일이 왔다
며느리는 제 남편과 크게 투덕거리고 나면 화풀이 겸
내게 안부 메일을 보낸다
사연은 당연히 전쟁 영화 보듯 그려지고
얻어터지는 쪽은 성질 급한 아들!
속상할 것 같지만 이미 내 마음에서 분가한 아들내외는
엄청 잘 알고 지내는 이웃 젊은 부부로 바뀐 터라
내용이 싱숭생숭하면서도 재밌다
오랜 시간 메일을 주고받으며 느낀 것은 며느리와 내가 아주 친해졌다는 것,
시간이 갈수록 슬기롭고 멋진 새댁이다
화가 나서 쓴 메일이지만 읽다 보면 두 사람의 그간의 생활과
부부간의 사랑이 느껴진다
성격 급한 남자랑 살아가며 많은 걸 희생하고 애쓰는 게 보인다
말로 하면 화가 날 일이겠지만 자기 마음을 차곡차곡 꺼내서
글로 쓰다 보면 말미엔 이미 화가 다 글에 녹아 풀어진 것을 느낀다
친정엄마에게 남편 흉 안 하고 나에게 써 보내는 것이 더 고맙고 예쁘다
- 작가 / 송미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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